조천 앞바다에 몸을 누인 눈먼고래
오랜만에 찾은 제주의 풍경은 여전히 찾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공항에서 멀지 않은 거리인데도 아직 관광객의 발길이 뜸한 마을, 조천리와의 첫 대면도 그랬다. 돌담 너머 바다의 길이 하루 두 번 열리고 닫히는 곳. 골목을 따라 거닐다 보면 바다와 이어진 아담한 돌집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소박한 마을이다. 잔잔한 동네 정취에 긴장감으로 잔뜩 굳어 있던 이방인의 어깨가 한결 풀어진다.
돌집을 리모델링한 렌탈하우스 '눈먼고래'는 이곳의 여느 집처럼 바다와 돌담을 끼고 있다. 저 멀리서 돌담 너머의 완만한 지붕을 보고 나면 누구라도 '고래'라는 집의 이름에 고개를 주억거릴 것이다. 앞에 붙은 '눈먼'이라는 수식어에는 눈이 먼 고래가 바다를 헤엄치다 길을 잘못 들어 그만 육지에 부딪히고 말았을 것이라던 설계자의 상상력이 담겨 있다. 검은색의 미끈한 고래 등을 떠올리게 하는 지붕은 새(억새)를 엮어 검을 그물을 씌어 얹었던 제주의 초가지붕을 쏙 빼닮았다. 돌담은 물론, 집의 돌벽, 창을 낸 자리, 두 건물 사이에 놓인 작은 마당까지 그대로 살려 변한 듯 변하지 않은 세월의 흔적이 또 다른 얼굴로 자리 잡았다.
조천 앞바다에 몸을 누인 눈먼고래
오랜만에 찾은 제주의 풍경은 여전히 찾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공항에서 멀지 않은 거리인데도 아직 관광객의 발길이 뜸한 마을, 조천리와의 첫 대면도 그랬다. 돌담 너머 바다의 길이 하루 두 번 열리고 닫히는 곳. 골목을 따라 거닐다 보면 바다와 이어진 아담한 돌집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소박한 마을이다. 잔잔한 동네 정취에 긴장감으로 잔뜩 굳어 있던 이방인의 어깨가 한결 풀어진다.
돌집을 리모델링한 렌탈하우스 '눈먼고래'는 이곳의 여느 집처럼 바다와 돌담을 끼고 있다. 저 멀리서 돌담 너머의 완만한 지붕을 보고 나면 누구라도 '고래'라는 집의 이름에 고개를 주억거릴 것이다. 앞에 붙은 '눈먼'이라는 수식어에는 눈이 먼 고래가 바다를 헤엄치다 길을 잘못 들어 그만 육지에 부딪히고 말았을 것이라던 설계자의 상상력이 담겨 있다. 검은색의 미끈한 고래 등을 떠올리게 하는 지붕은 새(억새)를 엮어 검을 그물을 씌어 얹었던 제주의 초가지붕을 쏙 빼닮았다. 돌담은 물론, 집의 돌벽, 창을 낸 자리, 두 건물 사이에 놓인 작은 마당까지 그대로 살려 변한 듯 변하지 않은 세월의 흔적이 또 다른 얼굴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