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옥 20년 회고와 확장 - 서울특별시
20 Years of the Hanok Seoul: Retrospection and Expansion
지랩은 7년이 넘는 기간 동안 도심이나 시골 마을에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버려지거나 낙후된 공간을 매만져 디자인과 비즈니스적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일을 계속해왔다. 특히 서촌을 중심으로 한 한옥 프로젝트들은 구도심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취와 감성을 담은 디자인을 기반으로 좋은 결과를 내고 있어 많은 분이 주목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간 지역에서 진행해온 프로젝트와 지랩이 그리는 미래의 서촌에 관한 생각을 공유하며 한옥을 바라보는 지랩의 시선을 들려주고자 한다.
프로젝트 1 - 누와
누와 프로젝트는 인근 주민들도 인지하지 못할 만큼 깊숙한 골목 안쪽에 위치한 프로젝트였다. 오랫동안 보수되지 않아 상당히 노후화된 한옥이었고 대문과 주요 목구조를 제외한다면 원형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기에 오히려 조금 더 적극적인 디자인을 시도해 볼 수 있었다. 이러한 한옥의 상태에도 불구하고 이에 접근하는 골목길이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북적이는 서촌의 한 골목에 이토록 조용히 숨겨져 있는 골목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적당히 좁고 깊숙한 골목은 공간에 대한 충분한 설렘과 호기심을 증가시켜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서촌의 한옥은 그 자체의 의미도 있지만 이와 어우러진 골목과 이웃집들의 스케일도 중요하다. 서촌에서 누릴 수 있는 전통과 풍류가 있다면 깊은 골목에 위치한‘누와’에서는 좀 더 내밀하고 깊은 사색을 즐기기를 바랐다. 과거 우리의 조상들이 여흥을 즐기는 방법 중 경치가 좋은 야외에서 여러 사람과 어울리던 풍류가 있다면 실내에서 사색하며 즐기던 ‘와유’의 개념을 차용하였다.
“세상을 다 유람하기 어려운 데다가 그럴 힘도 갖추지 못한 탓에, 그림을 펼쳐 놓고 산수를 감상하는 것을 와유(臥遊)라 하였다. 와유란 몸은 누워 있어도 정신은 노니는 것이니 앉은 자리에서 감상하더라도 마음이 가지 못하는 곳이 없다.”
- 성호 이익, <와유첩발>
지랩은 이러한 개념의 와유를 현대적인 디자인과 감각으로 해석했다. 더 소박하지만 깊이 있는 사색의 개념을 담기 위해 대중적이고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한옥 어휘에서 조금 더 현대적이면서 미니멀한 공간을 고민했다. 과거 우리 조상의 한옥도 그 시대를 담는 보편적인 어휘도 있었지만, 각 한옥의 주인이나 집안에 따라 그들의 생각과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다양하게 변형되었다. 한옥의 미래를 위해 이제 한옥의 변화와 새로운 시도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프로젝트 2 – 한옥에세이
서촌의 다양한 한옥들을 경험하면서 15평 가량의 건축물에 20평이 조금 넘는 대지를 가진 경우를 가장 많이 접할 수 있었다. 한옥에세이 프로젝트는 서촌에서 가장 일반적인 유형의 한옥을 검토하고 이 공간감을 탐구하는데 큰 의미가 있었다. 대상지는 최근까지 주택으로 사용된 곳으로, 외부는 1980년대 많이 사용된 적벽돌로 마감되어 있었다. 내부는 ᄀ자형 한옥과 별도의 화장실로 구성되었지만 실제는 모든 외부 공간을 불법 증축하여 사용 중이었다. 중정의 불법 증축은 좁은 필지에 공간 확보를 위한 현실적인 문제로 만들어졌지만, 한옥의 아름다움을 가리고 마당이 주는 공간적 풍부함을 저하시킨다. 이런 의미에서 스테이(숙박 공간) 프로그램으로의 전환은 큰 장점을 준다. 이러한 한옥을 사업화하기 위해 불법 증축부를 철거하고 그 한옥의 규모와 특징에 맞는 대상 타깃을 설정하여 규모를 최적화할 수 있다. 이로써 그 한옥이 처음 건축 되었을 때의 규모와 아름다움을 찾아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옥에세이는 외부적으로는 서울 전통한옥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되 내부적으로는 현대 생활양식을 담아낸다는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이 한옥이 위치한 골목은 몇몇 한옥들이 비교적 최근에 수선되어 골목의 정취가 아름답다. 특히 바로 옆의 한옥은 구가건축에서 설계하여 그 수준이 높고 비례감이 우수했다. 골목길의 연속성과 어울림은 오래된 마을에서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으로, 두 한옥 간의 연속된 담장의 비례와 유사성을 고려해 상단의 와편 담장과 비례는 지키되 대지의 단차로 발생하는 기단부는 전통기법의 화강암 쌓기를 하였다.
내부공간은 외부에 비해 많은 변화를 주었다. 입식생활이 중심인 현대 생활양식을 기반으로 스테이가 가져야 할 환대(Hospitality)의 분위기에 집중하였다. 한옥은 대부분 툇마루나 거실의 역할을 하는 대청마루를 통해 실내공간으로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신발을 외부에 두어야 하는 불편함, 침실을 벽으로 나눌 필요가 없는 프로그램, 이 한옥이 건축될 당시보다 더 입식 생활이 보편화되고 사람들의 평균 키가 더 커진 상황 등을 복합적으로 고민했다. 서양식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라운지 공간을 한옥에 접목하였다. 작은 라운지 배치로 시작해 전체 공간의 디자인과 프로그램을 다시 한번 변화시킬 수 있었다. 사용자가 처음 만나게 되는, 고객을 환대하는 라운지 체어와 주변으로 배치된 차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 그리고 무엇보다 처음으로 시도해본 난로 등은 현대적인 생활을 접목하는 과정에서 진행된 디자인이다. 현대적인 구성방식과 디자인의 라운지이지만, 이곳에서 바라보이는 풍경은 가장 한옥스럽고 중후한 구조적 아름다움과 전통한옥의 대문채, 마당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한옥 리모델링의 가치
한옥 리모델링은 단위 필지의 작은 프로젝트인 것이 사실이지만, 프로젝트 완성 이후에 얻게 되는 지역커뮤니티 효과도 크다. 대부분의 도시형 한옥은 문화재 한옥들과 달리 그 원형이 많이 훼손되고 노후화되면서 지역을 슬럼화 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협소한 접근로와 높은 수리비용으로 인해 임시방편으로 보수되거나 빈집이 되어 주변 거주민의 불안감을 가중시킨다. 지랩이 디자인한 한옥 중 상당수는 버려지거나 훼손된 경우가 많았는데, 이러한 프로젝트는 완성 후 주변 주민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주었고 골목과 주변의 담장이 물리적으로 개선되는 효과도 가져다주었다. 무엇보다 한옥 리모델링이 긍정적인 이유는 기존의 도시조직과 건축적 스케일을 유지하며 규모 중심의 개발 이외에 다른 사업적 사례를 제안해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좋은 의미가 있는 공간이라도 스스로 상업적 자립성이 없다면 결국 개발논리 앞에서 미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또한 이렇게 잘 만져진 한옥은 젊은 세대들에게 주목을 받고 자연스럽게 공감을 얻으며 한옥이 가진 가치를 더 인정받아 지속 가능한 모델로 완성된다.
마을을 엮는 공간 - 서촌유희
지랩과 스테이폴리오에서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한옥 스테이가 모이면서 최근 조금 더 앞을 바라보는 구상을 하고 있다. ‘서촌유희’라는 이름으로 진행하는 ‘수평적 호텔’의 개념이 그것이다. 수평적 호텔은 규모와 효율을 추구하는 수직적 호텔 개발이 아닌, 골목을 따라 연결되는 마을 전체를 하나의 단일 공간으로 바라보는 개념이다. 한옥이 밀집되고 골목이 엮인 원도심의 특징을 유지하고, 느슨하지만 유연한 지역 커뮤니티와 연결해 지속적인 지역 브랜드를 가꿔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서촌 곳곳에 흩어진 한옥은 각기 다른 컨셉을 담은 객실이 되고 골목은 후미진 뒷공간이 아닌, 시시각각 장면이 바뀌는 엘리베이터가 된다. 이를 통해 건너간 곳곳의 카페, 서점, 음식점은 각각 개성 있는 프로그램이 된다. 이러한 개념의 완성을 위해 지랩과 스테이폴리오가 함께 수평적 호텔을 위한 컨시어지 역할을 하는 ‘한권의 서점’을 운영하고 작은 라운지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슷한 생각과 감성을 공유하는, 서촌을 생활터로 삼고 있는 몇몇 친구들과 함께 생각을 조금 더 확장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생각과 노력에 끝이라는 게 있을 수 없겠지만, 궁극적으로 우리는 서촌을 사랑하는 주민들과 관광객이 교감하는 것을 꿈꾼다.
서울 한옥 20년 회고와 확장 - 서울특별시
20 Years of the Hanok Seoul: Retrospection and Expansion
지랩은 7년이 넘는 기간 동안 도심이나 시골 마을에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버려지거나 낙후된 공간을 매만져 디자인과 비즈니스적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일을 계속해왔다. 특히 서촌을 중심으로 한 한옥 프로젝트들은 구도심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취와 감성을 담은 디자인을 기반으로 좋은 결과를 내고 있어 많은 분이 주목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간 지역에서 진행해온 프로젝트와 지랩이 그리는 미래의 서촌에 관한 생각을 공유하며 한옥을 바라보는 지랩의 시선을 들려주고자 한다.
프로젝트 1 - 누와
누와 프로젝트는 인근 주민들도 인지하지 못할 만큼 깊숙한 골목 안쪽에 위치한 프로젝트였다. 오랫동안 보수되지 않아 상당히 노후화된 한옥이었고 대문과 주요 목구조를 제외한다면 원형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기에 오히려 조금 더 적극적인 디자인을 시도해 볼 수 있었다. 이러한 한옥의 상태에도 불구하고 이에 접근하는 골목길이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북적이는 서촌의 한 골목에 이토록 조용히 숨겨져 있는 골목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적당히 좁고 깊숙한 골목은 공간에 대한 충분한 설렘과 호기심을 증가시켜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서촌의 한옥은 그 자체의 의미도 있지만 이와 어우러진 골목과 이웃집들의 스케일도 중요하다. 서촌에서 누릴 수 있는 전통과 풍류가 있다면 깊은 골목에 위치한‘누와’에서는 좀 더 내밀하고 깊은 사색을 즐기기를 바랐다. 과거 우리의 조상들이 여흥을 즐기는 방법 중 경치가 좋은 야외에서 여러 사람과 어울리던 풍류가 있다면 실내에서 사색하며 즐기던 ‘와유’의 개념을 차용하였다.
“세상을 다 유람하기 어려운 데다가 그럴 힘도 갖추지 못한 탓에, 그림을 펼쳐 놓고 산수를 감상하는 것을 와유(臥遊)라 하였다. 와유란 몸은 누워 있어도 정신은 노니는 것이니 앉은 자리에서 감상하더라도 마음이 가지 못하는 곳이 없다.”
- 성호 이익, <와유첩발>
지랩은 이러한 개념의 와유를 현대적인 디자인과 감각으로 해석했다. 더 소박하지만 깊이 있는 사색의 개념을 담기 위해 대중적이고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한옥 어휘에서 조금 더 현대적이면서 미니멀한 공간을 고민했다. 과거 우리 조상의 한옥도 그 시대를 담는 보편적인 어휘도 있었지만, 각 한옥의 주인이나 집안에 따라 그들의 생각과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다양하게 변형되었다. 한옥의 미래를 위해 이제 한옥의 변화와 새로운 시도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프로젝트 2 – 한옥에세이
서촌의 다양한 한옥들을 경험하면서 15평 가량의 건축물에 20평이 조금 넘는 대지를 가진 경우를 가장 많이 접할 수 있었다. 한옥에세이 프로젝트는 서촌에서 가장 일반적인 유형의 한옥을 검토하고 이 공간감을 탐구하는데 큰 의미가 있었다. 대상지는 최근까지 주택으로 사용된 곳으로, 외부는 1980년대 많이 사용된 적벽돌로 마감되어 있었다. 내부는 ᄀ자형 한옥과 별도의 화장실로 구성되었지만 실제는 모든 외부 공간을 불법 증축하여 사용 중이었다. 중정의 불법 증축은 좁은 필지에 공간 확보를 위한 현실적인 문제로 만들어졌지만, 한옥의 아름다움을 가리고 마당이 주는 공간적 풍부함을 저하시킨다. 이런 의미에서 스테이(숙박 공간) 프로그램으로의 전환은 큰 장점을 준다. 이러한 한옥을 사업화하기 위해 불법 증축부를 철거하고 그 한옥의 규모와 특징에 맞는 대상 타깃을 설정하여 규모를 최적화할 수 있다. 이로써 그 한옥이 처음 건축 되었을 때의 규모와 아름다움을 찾아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옥에세이는 외부적으로는 서울 전통한옥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되 내부적으로는 현대 생활양식을 담아낸다는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이 한옥이 위치한 골목은 몇몇 한옥들이 비교적 최근에 수선되어 골목의 정취가 아름답다. 특히 바로 옆의 한옥은 구가건축에서 설계하여 그 수준이 높고 비례감이 우수했다. 골목길의 연속성과 어울림은 오래된 마을에서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으로, 두 한옥 간의 연속된 담장의 비례와 유사성을 고려해 상단의 와편 담장과 비례는 지키되 대지의 단차로 발생하는 기단부는 전통기법의 화강암 쌓기를 하였다.
내부공간은 외부에 비해 많은 변화를 주었다. 입식생활이 중심인 현대 생활양식을 기반으로 스테이가 가져야 할 환대(Hospitality)의 분위기에 집중하였다. 한옥은 대부분 툇마루나 거실의 역할을 하는 대청마루를 통해 실내공간으로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신발을 외부에 두어야 하는 불편함, 침실을 벽으로 나눌 필요가 없는 프로그램, 이 한옥이 건축될 당시보다 더 입식 생활이 보편화되고 사람들의 평균 키가 더 커진 상황 등을 복합적으로 고민했다. 서양식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라운지 공간을 한옥에 접목하였다. 작은 라운지 배치로 시작해 전체 공간의 디자인과 프로그램을 다시 한번 변화시킬 수 있었다. 사용자가 처음 만나게 되는, 고객을 환대하는 라운지 체어와 주변으로 배치된 차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 그리고 무엇보다 처음으로 시도해본 난로 등은 현대적인 생활을 접목하는 과정에서 진행된 디자인이다. 현대적인 구성방식과 디자인의 라운지이지만, 이곳에서 바라보이는 풍경은 가장 한옥스럽고 중후한 구조적 아름다움과 전통한옥의 대문채, 마당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한옥 리모델링의 가치
한옥 리모델링은 단위 필지의 작은 프로젝트인 것이 사실이지만, 프로젝트 완성 이후에 얻게 되는 지역커뮤니티 효과도 크다. 대부분의 도시형 한옥은 문화재 한옥들과 달리 그 원형이 많이 훼손되고 노후화되면서 지역을 슬럼화 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협소한 접근로와 높은 수리비용으로 인해 임시방편으로 보수되거나 빈집이 되어 주변 거주민의 불안감을 가중시킨다. 지랩이 디자인한 한옥 중 상당수는 버려지거나 훼손된 경우가 많았는데, 이러한 프로젝트는 완성 후 주변 주민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주었고 골목과 주변의 담장이 물리적으로 개선되는 효과도 가져다주었다. 무엇보다 한옥 리모델링이 긍정적인 이유는 기존의 도시조직과 건축적 스케일을 유지하며 규모 중심의 개발 이외에 다른 사업적 사례를 제안해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좋은 의미가 있는 공간이라도 스스로 상업적 자립성이 없다면 결국 개발논리 앞에서 미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또한 이렇게 잘 만져진 한옥은 젊은 세대들에게 주목을 받고 자연스럽게 공감을 얻으며 한옥이 가진 가치를 더 인정받아 지속 가능한 모델로 완성된다.
마을을 엮는 공간 - 서촌유희
지랩과 스테이폴리오에서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한옥 스테이가 모이면서 최근 조금 더 앞을 바라보는 구상을 하고 있다. ‘서촌유희’라는 이름으로 진행하는 ‘수평적 호텔’의 개념이 그것이다. 수평적 호텔은 규모와 효율을 추구하는 수직적 호텔 개발이 아닌, 골목을 따라 연결되는 마을 전체를 하나의 단일 공간으로 바라보는 개념이다. 한옥이 밀집되고 골목이 엮인 원도심의 특징을 유지하고, 느슨하지만 유연한 지역 커뮤니티와 연결해 지속적인 지역 브랜드를 가꿔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서촌 곳곳에 흩어진 한옥은 각기 다른 컨셉을 담은 객실이 되고 골목은 후미진 뒷공간이 아닌, 시시각각 장면이 바뀌는 엘리베이터가 된다. 이를 통해 건너간 곳곳의 카페, 서점, 음식점은 각각 개성 있는 프로그램이 된다. 이러한 개념의 완성을 위해 지랩과 스테이폴리오가 함께 수평적 호텔을 위한 컨시어지 역할을 하는 ‘한권의 서점’을 운영하고 작은 라운지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슷한 생각과 감성을 공유하는, 서촌을 생활터로 삼고 있는 몇몇 친구들과 함께 생각을 조금 더 확장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생각과 노력에 끝이라는 게 있을 수 없겠지만, 궁극적으로 우리는 서촌을 사랑하는 주민들과 관광객이 교감하는 것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