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지대 속 개성 있는 문화 공간, 인천 신진말 프로젝트
크고 작은 공장이 가동 중인 인천 서구 가좌동의 소규모 산업 단지. 볼 것, 먹을 것, 즐길 것도 마땅치 않은 이 동네에 최근 흥미로운 공간이 들어섰다. 커피도 있고, 공연과 전시도 열고, 고기도 파는 신진말이 그 주인공이다. 도심이나 번화가가 아닌 공장 일대에 지역과 소통하면서 즐거운 공간적 경험을 주는 건축물이 생긴 것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크다.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에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오면 외지인뿐 아니라 지역 주민도 주변 환경과 문화를 느낄 수 있게 된다. 유동 인구가 생기면 주변 거리에도 비슷한 공간들이 들어서면서 자연스레 특유의 분위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건축주 심기보 대표가 의도한 바도 정확히 그것이다. 본래 이 자리는 심기보 대표의 가문인 청송 심씨의 터전이었다. 지금도 건물 뒤편에는 400년 넘은 고택 일부가 남아 있다. 생활의 편의와 회사와의 접근성을 이유로 타지로 떠나는 가족이 늘어나면서 비어버린 공간을 재활용해 보고자 신진말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심기보 대표 역시 서울에 살며 출퇴근하면서 이곳에 작은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계기로 대지 경계를 측량하다가 폭 4m, 길이 20m의 자투리땅이 자신의 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작은 편의점을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공간이 지닌 역사와 특성을 생각해 지역 사람들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신진말은 두 개의 건물과 건물로 자연스럽게 둘러싸인 마당으로 이루어져 있다. 길고 좁은 3층 빌딩 ‘신진말 스퀘어’는 책장에 꽂힌 책 한 권을 연상시킨다. 내부 디자인 또한 재미있다. 노출 콘크리트로 된 인더스트리얼 분위기의 실내는 매우 입체적이다. 바닥에 설치한 계단에 높낮이를 부여해 역동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1~2층을 가로지르는 공간에 설치된 조명 또한 멋있다. 라이마스의 곽계녕 대표는 어떻게 보면 수많은 선과 면이 합쳐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공간에 하나의 묵직한 덩어리를 담아 연결감을 부여했다. 신진말 스퀘어는 형태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지역에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커피 전문점 ‘빈 브라더스’가 들어서면서 지역 주민은 물론 여행객들까지 일부러 찾아오는 명소로 떠올라 활기찬 에너지가 지역에 생겨나고 있는 것. 신진말을 구성하는 또 하나의 건물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열린 공간 ‘파빌리온’이다. 한옥을 닮은 형태에서 알 수 있듯 파빌리온은 신진말이 지닌 400년 역사를 상징한다. 이곳을 설계한 공간 디자인 그룹 지랩은 특히 이곳을 심씨 가문의 지역 사랑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에 주목했다. 그래서 평소에는 식당으로 활용하지만 결혼식, 공연 등의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파빌리온 개념의 공간을 생각하게 됐다. 사람들의 다양한 활동을 담아낼 수 있도록 기둥 하나 없는 개방적 구조의 무주 공간을 적용했고, 한옥의 모티프를 더했다. 지붕은 기와지붕과 같은 느낌의 어두운 징크를 깔고, 천장은 보와 서까래를 맞물렸으며 누마루 같은 인상을 주는 폴딩 도어를 설치했다.
과거 신진말은 지역사회를 위한 공간이었다. 6.25전쟁 때에는 피난민들에게 집과 물을 제공했고, 1950~60년대에는 인근 학교의 특별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했으며, 농어촌 전기공사 추진 사업 당시에는 전기를 만들어 주변에 공급하는 장소였다. 한동안 비어 있던 공간에 두 개의 멋진 건물이 들어오면서 다시 신진말은 문화 사각지대에 신선한 자극을 주는 지역사회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공장 지대 속 개성 있는 문화 공간, 인천 신진말 프로젝트
크고 작은 공장이 가동 중인 인천 서구 가좌동의 소규모 산업 단지. 볼 것, 먹을 것, 즐길 것도 마땅치 않은 이 동네에 최근 흥미로운 공간이 들어섰다. 커피도 있고, 공연과 전시도 열고, 고기도 파는 신진말이 그 주인공이다. 도심이나 번화가가 아닌 공장 일대에 지역과 소통하면서 즐거운 공간적 경험을 주는 건축물이 생긴 것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크다.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에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오면 외지인뿐 아니라 지역 주민도 주변 환경과 문화를 느낄 수 있게 된다. 유동 인구가 생기면 주변 거리에도 비슷한 공간들이 들어서면서 자연스레 특유의 분위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건축주 심기보 대표가 의도한 바도 정확히 그것이다. 본래 이 자리는 심기보 대표의 가문인 청송 심씨의 터전이었다. 지금도 건물 뒤편에는 400년 넘은 고택 일부가 남아 있다. 생활의 편의와 회사와의 접근성을 이유로 타지로 떠나는 가족이 늘어나면서 비어버린 공간을 재활용해 보고자 신진말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심기보 대표 역시 서울에 살며 출퇴근하면서 이곳에 작은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계기로 대지 경계를 측량하다가 폭 4m, 길이 20m의 자투리땅이 자신의 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작은 편의점을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공간이 지닌 역사와 특성을 생각해 지역 사람들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신진말은 두 개의 건물과 건물로 자연스럽게 둘러싸인 마당으로 이루어져 있다. 길고 좁은 3층 빌딩 ‘신진말 스퀘어’는 책장에 꽂힌 책 한 권을 연상시킨다. 내부 디자인 또한 재미있다. 노출 콘크리트로 된 인더스트리얼 분위기의 실내는 매우 입체적이다. 바닥에 설치한 계단에 높낮이를 부여해 역동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1~2층을 가로지르는 공간에 설치된 조명 또한 멋있다. 라이마스의 곽계녕 대표는 어떻게 보면 수많은 선과 면이 합쳐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공간에 하나의 묵직한 덩어리를 담아 연결감을 부여했다. 신진말 스퀘어는 형태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지역에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커피 전문점 ‘빈 브라더스’가 들어서면서 지역 주민은 물론 여행객들까지 일부러 찾아오는 명소로 떠올라 활기찬 에너지가 지역에 생겨나고 있는 것. 신진말을 구성하는 또 하나의 건물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열린 공간 ‘파빌리온’이다. 한옥을 닮은 형태에서 알 수 있듯 파빌리온은 신진말이 지닌 400년 역사를 상징한다. 이곳을 설계한 공간 디자인 그룹 지랩은 특히 이곳을 심씨 가문의 지역 사랑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에 주목했다. 그래서 평소에는 식당으로 활용하지만 결혼식, 공연 등의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파빌리온 개념의 공간을 생각하게 됐다. 사람들의 다양한 활동을 담아낼 수 있도록 기둥 하나 없는 개방적 구조의 무주 공간을 적용했고, 한옥의 모티프를 더했다. 지붕은 기와지붕과 같은 느낌의 어두운 징크를 깔고, 천장은 보와 서까래를 맞물렸으며 누마루 같은 인상을 주는 폴딩 도어를 설치했다.
과거 신진말은 지역사회를 위한 공간이었다. 6.25전쟁 때에는 피난민들에게 집과 물을 제공했고, 1950~60년대에는 인근 학교의 특별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했으며, 농어촌 전기공사 추진 사업 당시에는 전기를 만들어 주변에 공급하는 장소였다. 한동안 비어 있던 공간에 두 개의 멋진 건물이 들어오면서 다시 신진말은 문화 사각지대에 신선한 자극을 주는 지역사회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